청솔의 수묵화

경복궁과 인왕산 호랑이

청솔아트 2022. 2. 3. 11:05

필자가 한지에 호랑이 그림의 수묵화를 자주 그리면서
내 블로그 일기장에
예전부터 전해오는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고 있다.
현대에서도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역병이 일상이 된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신년이면 집집이 호랑이 그림을 붙여 역병을 막으려 했다.

 


민가까지 호랑이가 출몰하던 시절. 호랑이는
삼엄한 경비를 뚫고 궁궐 안까지 난입하기도 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경복궁과 창덕궁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다.
태종실록에는 1405년 호랑이가 경복궁 근정전 뜰까지 들어왔고,
세 조 실록에는 1465년 창덕궁 후원에
호랑이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북악에 가서 호랑이를 잡아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다.
또 선조실록에는
1607년 창덕궁 안에서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한두 마리가 아니니 이를 꼭 잡으라는 어명을 내렸다고 적혀 있다.



호랑이가 가장 많이 출몰했던 궁궐은 경복궁이다. 
북악산 자락 바로 아래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것이라는 
생각이 되는데 
경복궁에는 호랑이상이 있다. 
궁궐에는 정전과 침전마다 월대가 있다. 
월대는 전각 앞쪽의 확장된 평평한 대를 가리킨다. 
처마가 가리지 않아 달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라 해서
달 월(月) 자를 써서 월대(月臺)라고도 했다. 
경복궁 근정전 월대 정면의 답도에는 용과 봉황이 조각돼 있고, 
상월대 동서남북 사방에는 사신상이, 하월대 난간 기둥과 상월대의 기둥에는  십이지상이 있다.
상월대의 사신상은 동서남북 각 방위를 지키는 동물이 새겨져 있다. 
동쪽은 청룡, 서쪽에는 백호, 남쪽은 주작, 북쪽은 현무다.
백호는 서쪽에 있다. 근정전에 앉아 있을 때를 기준으로 오른쪽이다. 
백호상은 머리도손발과 꼬리도 크다 큰 얼굴에 커다란 눈,
흩날리는 수염과 날카로운 어금니를 드러내며 해학적으로 웃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aIMlht9n9k 

 

 


호랑이 전설을 따라 이름이 붙여진 인왕산에는  범바위가 있다.
범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은 한양을 도읍지로 삼을 때
 인왕산을 우백호로 삼고 도성을 수호하는 진산으로 삼았다. 
인왕산이 우백호라면, 좌청룡으로 삼은 건 낙산이었다. 
풍수에서 백호는 재물을 상징하며, 바위는 곧 권력을 의미한다. 
백호의 자리에 솟아 우락부락한 바위산의 형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인왕산은재물과 권력의 기운이 스며 있는 산인 셈이다.

 

 

바위로 덮혀있고 과거 무차별 벌목으로 헐벗었던 
 인왕산에 호랑이 출몰이 잦았는데
 깊은 산중의 호랑이가 민가까지 내려왔다는 건 그만큼 호랑이 개체 수가 많았다는 얘기다.
인왕산은 예부터 호랑이와 인연이 깊다. 
인왕(仁王)이란 산 이름은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의 이름에서 왔다고 하는데
 호랑이도 어진 동물의 왕(仁王)이라 여겨져 왔다. 
배가 고프기 전까지는 아무때나 사냥하지 않고 
먹이사냥후 배가 부르면 먹잇감이 제 발로 걸어와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라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