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동굴과 고양이에 대한 속죄

2013. 6. 11. 12:51주말 농장 육묘일기

 

'' 이눔의 고양의 새끼가 ''

   야옹 거리며 내게 다가오던  야생 고양이가

   내가 던진  돌직구에  식겁을 하고 달아나곤 했었다.

  작년 봄에

  내가 농가주택과 텃밭 300여평을 빌려서

  텃밭농사를 짓기 시작할 무렵 야생고양이가 텃밭주위에서 살고 있었다

  나는 야생 고양이를 몹시도  싦어했다

 오래전  내가 근무하던 격오지에서 꿩과 토종닭을 재미삼아 몇마리 키우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야생고양이의 습격을 받아 모두 잃어버리곤 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밤을세워 근무를 하고 낮에 잠을 청하곤 할때 요상한 고양이가 내는 애기울음소리를 내는것도 싫었다 .

 그런데 지금에 와서 텃밭농사를 지으면서  텃밭을 파해치는 두더지에 대한 피해를 입고서는

 야생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버렸다 .

 내가 고양이를 쫒아낸 다음부터는 두더지와 들쥐가 텃밭에 몰려들기 시작을 했다 .

두더지는 땅속의 지렁이를 잡아먹기 위해 땅을 헤집고 다닌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아침이면 야생 고양이 밥도 챙겨주는 이유를 그제서야 알았는데

논밭주위에 사는 야생고양이는 주로 들쥐나 두더쥐를 잡아먹고 산다고 한다 .

농촌에서 고양이는 농민이 키운 농작물은 건들지않는다 .

쓰레기 더미를 뒤져 버려놓은 썩은감자는 먹을지언정 

텃밭에서 자란 감자싹 옆으로 삐져나온 굶은 감자알을 보고도 손대지 않는다.

내돌직구에 달아난 고양이는 그후로는  멀리서도 내그림자만 보이면 얼씬도 하지 않았다 .

그후로

그동안 고양이를 쫒아낸것에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

나를 보고 아는채 하면서 다가오던 녀석에게 돌직구를 던졌으니  더구나 새끼를 가진것처럼 보였는데 ..

내가 벌을 받은 모양이다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두더지에게 입은 피해는 상상외로 크다.

 

                                                     두더지가 텃밭 전체를 헤집고 다닌모습

              두더지가 감자밭고랑 정중앙을 파집고 들어간 모습 , 허공에 뜬 감자싹,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두더지가 지나가면서 초토화 시킨 상추밭

           

             내가 몇일 전부터 대문앞에   고양이 먹으라고 생선을 놓아두었다

           놀라지 말고 밤에 와서 먹으라고  ..

           먹이를 놓아둔 첫날 이른 아침 대문을 열고 나가보니 그대로 있었는데

           둘째날은 고등어를 후라이 팬에 튀겨서 놓아 두었더니 깨끗이 그릇을 비우고 갔다

           그런데

           고양이가 생선을 먹고간 이틑날 부터  텃밭에 두더쥐가

           헤집고 간 뒷자리가 더이상 보이지않았다

           그리고  내가  천안 아파트로 돌아오기 전날 어두워진 늦은 저녘무렵  부엌 창문으로 텃밭쪽을 내다보니

          어렴풋이 고양이가 내 텃밭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더쥐가 지나가는 길목을 지키고 앉아

          아무런 미동도 하지않고 한시간 이상을 그렇게  두더지 땅굴입구를 지켜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