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2. 08:59ㆍ사진쟁이 길을 나서다[저작권]
변산반도 내소사 가는길의 전나무 숲길은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내블로그 기록)과
남양주 광릉수목원과 더불어 한국 3대 전나무 숲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입구부터 사찰에서 관리한다는
시간제로 받는 주차요금과 절입구에서 다시 또 사찰 입장요금, 어른 기준으로 3천원을 받는데 기분이 살짝 상한다
이날은 한글날이며 일요일, 대부분 등산복 차림의 관광객 이던데 시간제 요금 무서워서 마음편히 머무를수 있겠는가
내가 일주문에 들어서 전나무 숲길과 사찰 경내를 대충 한바퀴 돌아보고 오는데도 주차요금만 3천원 가까이 나왔다 국립공원내 주차장인데..
일주문을 들어서면 천왕문에 이르기까지 600m 가량이 전나무 숲길로 이어지는데
잘 자란 터널을 이룬 전나무 아래로는 드문드문 산죽이 깔려 더욱 청신하다
침엽수인 전나무 특유의 맑은 향을 맡으며 이 길을 걷고 있노라면
웬만큼 속이 시끄러운 사람이라도 마음이 누그러질 듯하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들
일주문에서 경내에 이르는 거리는 마음의 먼지를 떨고 부처의 세계로 가는 마음을 가다듬는 데 필요한 만큼이라고들 하는데
이 길이야말로 그 말을 실감하게 한다.
전나무숲길이 끝나면 단풍길이 이어지는데 단풍이 들면 보기가 좋을것 같다
단풍나무가 시작되는 곳에서 길은 왼쪽으로 조금 꺾이고, 되돌아보면 일주문도 전나무 숲길에서 약간 비스듬히 앉았다.
이 작은 꺾임들이 있음으로 해서 길은 몇 배나 더 그윽해졌다.
일주문 앞과 사찰 경내에 살고 있는 느티나무 노거수는 할아버지 당산과 할머니 당산으로
그 수령이 각각 500년과 천 년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할아버지 당산나무는 일주문 바로 밖에 선 할머니 당산나무와 한짝을 이룬다.
임진왜란 이후 불교가 중흥하면서 칠성각, 산신각 등 민간신앙들이 절 안으로 끌어들여지지만
당산나무까지 들어온 것은 매우 드문 예다.
해마다 정월 보름에는 할머니 당산나무 앞에서 내소사 스님들이 제물을 준비하고 독경을 하며 입암마을 사람들과 함께 당산제를 지낸다고한다
해방 전까지는 줄다리기를 하고 그 줄로 당산나무에 옷을 입히기도 했으나 지금은 인줄만 쳐놓고 제를 지낸다고
재미있는 사실은 정월 대보름이면 내소사의 스님들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당산나무에 당산제를 올린다는 것이다.
봉래루 앞마당의 보리수 또한 300년 수령을 가졌다고 전해지니 천 년 고찰의 면모를 두루 갖춘 절이라 할 수 있다.
능가산을 병풍처럼 등지고 자리한 대웅전은 알록달록한 단청이 없어 나무 느낌과 색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정교한 꽃살 무늬가 새겨진 문짝으로도 유명하다.
연꽃과 국화꽃이 가득 새겨진 창살은 못 하나 없이 짜맞추어진 대웅전 건물의 아름다움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드는 장식이 된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후불벽화 중 가장 큰 백의관음보살좌상도와 고려 동종, 삼층석탑 등의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으며
범종각, 선원, 회승당 등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기품을 더한다.
백제 무왕 34년(633년) 두타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는데
소래사였던 이름이 언제부터 내소사로 바뀌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나당연합 때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이 절에 들러 시주했기 때문에 소래사가 내소사로 되었다는 말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도 소래사라고 적혀 있으므로 내소사로 된 것은 그후의 일일 것이다.
전나무 숲길과 함께 천왕문 좌우의 얕은 돌담, 대웅보전의 꽃살문이 아름다운 내소사는
오래된 절의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도 구석구석 정성 들인 손길이 배어 있고,
그러면서도 웅장스럽고 무조건 크고 번쩍거리지 않은 정감이 가는 사찰이다.
한껏 느린 걸음으로 여유롭게 돌아보아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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