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호숫가에서
2012. 9. 16. 07:00ㆍ창작글[시,수필]
비 오는 날 호숫가에서
국철과 전철 1호선을 타고
서울을 자주 오가는데
수원역을 지나다 보면
열차 차창 밖으로 호수같은 넓은 저수지가 보인다.
저기가 어디메요?
날씨가 좋은 날에도 항시 저수지 둑길이 넘쳐 보이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데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오는날 내려다 보면 으시시 하기도하다.
오늘은 두쪽이 갈라져도 저기를 한번 가보자.
의왕역에서 내려야 갈수가 있다고 하네
보슬비에 커다란 우산을 쓰고 역전뒤를 돌아 걸어서 한참 올라갔지
아니 ,
이렇게 낭만적인곳을 두고
도대체 사람들은 어디로 갔나?
흠 ..
불륜이 연상되는 중년의 연인들이 호수 옆 벤취에 앉아 있네
여자가 남자한테 부동산을 얼마에 구입했냐고 물어 보고있다.
나는 우산 속에서
아주 작은 그 여자 목소리에 내 귀를 기울이고
한손으로는 사진을 찍다가
내 기능성 신발(30만원짜리)이 곤들거려
그만 호수에 빠지고 말았다.
그래도 그 찰나에도 카메라는 번쩍 들어 올려 수장을 면했는데
아랫도리는 흠뻑 젖었다.
그 후에 일어난 뒷 감당 예기는 오늘의 일기장에는 남기기 싫다
앞으로는 열차 차창 밖으로 왕송호수 방향으로는
절대로 눈길 한번 주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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