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호도와 호랑이 그림의 벽사적 의미

2021. 4. 19. 12:16청솔의 수묵화

옛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정초가 되면 궁궐을 비롯하여 일반 민가에서도 
호랑이의 그림을 그려 대문에 붙여 사악한 것의 침입을 막는 풍속이 있었다. 
정초의  부적에 호랑이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호랑이의 용맹성을 이용하여 벽사 행위의 완성을 꾀하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
대나무 숲과 함께 그려지는 호랑이도 벽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고서 담문록에 의하면 서방 산중에 인간에게 병을 주는 키가 큰 산귀가 살았는데,
 대나무를 잘라 불 속에 던져 대나무가 터질 때 나는 
큰 소리로 그 귀신을 쫓아 버렸다는 것이다. 이것이 폭죽의 연원이 되었지만,
어쨌든 민화 죽호도(竹虎圖)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사악한 존재를 물리치고 기쁨을 가져다주는 벽사의 주재자인 것이다. 
고서 동국세시기에서는
` 호랑이와 닭 그림을 붙여 재앙과 역병을 물리치고자 한다.'
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벽사의 염원은 호랑이 삼재부적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삼재는 풍·수·화에 의한 재난을 의미한다. 
www.youtube.com/watch?v=vJhVBplzNa0
과거 우리 나라 사람들이 호랑이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어떤 때는 호랑이가 사람과 가축을 해치는 포악한 맹수로서 퇴치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작은 동물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우둔한 동물이 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인간의 편에 서서 사악한 잡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주재자로 군림하기도 하고 
사람이 호랑이의 어려운 처지를 도왔기 때문에 은혜를 갚거나, 
사람의 행위에 감동되어 스스로 인간을 돕는 구원자가 되기도 하였다.
 특히 호랑이 담배 먹는 이야기에서 처럼 효행의 상징으로 대접받기도 하였다. 
이렇듯 호랑이는  전통적으로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있어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동시에 가진 동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