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 등대섬에서 맺은 인연/ 21부

2010. 11. 25. 06:21자전적 소설[후박나무 전설]

 

거제도( 1986년~1998년 ) 에서 쓴 일기장 중에서


소매물도 등대섬에서 맺은 인연


통영 소매물도등대에 봄이 찾아 왔다.

늦겨울에 피어났던  동백꽃이 만개를 하고 이름모를 나비와 벌들이 날아든다.

동백나무는  해안가에 있는 다른 교목들 보다  일찍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

거제도와 통영 해변에는 동백나무 군락지와 후박나무 군락지가 많이 형성되어있는데

등대가 있는 통영 매물도에도 후박나무와 동백숲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후박나무와 동백나무는 두종류 모두 씨앗 발아를 하는데

처음 잎이 나오고 어느정도 자랄때까지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

어린 나무에서 차츰 커가면서 후박나무는 잎이 동백잎보다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 하는데

땅에 대한 적응력이 후박나무가 훨씬 더 강하다.

내가 처음 거제도 낙도 오지 서이말로 부임해서 근무를 시작할때  등대아래 후박나무 군락지와 동백 군락지가 있었는데

내가 동백인줄 알고  어린 나무를 캐서 작은 화분에 심어 놓으면

‘’동백이 아니고 후박나무를 캐 왔심더.‘’ 라고 하던

서이말 젊은등대원(그당시) 강주사가 생각이 난다.

고향 매물도 큰섬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매물도에서 보내고 고향섬 등대지기가된  강주사는

술을 한잔 걸치면  나한테 이런 예기를 자주 들려준다.  

예전부터  자신의 고향 매물도   섬마을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고 했다.  

아주 먼옛날 바닷가에서 두형제가   작은배로 고기잡이를 하며 살았는데 부모가 살아 있을때는

형제간의 우애가 좋았으나 부모가  작은 배한척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자 

형제들이 그작은 배를 차지 하기위해  다툼이 있었는데

바다 한 가운데서 형제끼리 싸우다가 배가 전복되는 바람에 형제가 바다에 빠져 숨졌는데

훗날 그 형제는 동박이와 후박이[후박나무와 동백 나무]로 다시 태어 났다고 한다.

동백과 후박은 늘 같이 이웃해  숲을 이루고 있지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가 틀리다.

동백은 후박나무가 성장을 멈추고 있는 겨울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후박나무는 6월경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형제가 후박과 동백으로 다시  태어나서는 서로 싸우지 않기 위하여  그렇게 한것이라고 하는데

아뭍은  섬사람들은 아무리 궁해도 후박나무와 동백나무는 땔감으로 쓰지 않는다.

땔감으로  불을 태우면 나무가 유골로 변한다는 미신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소매물도에 봄이 찾아오면 등대가 있는 섬구경을 하기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본섬인 큰매물도에서 하루에 두번씩 물빠짐(간조)이 이루어지고 바닷길이 열리면 등대섬으로 들어오는데

매물도는 3개의 섬(실제는 2개)이 있는데 섬 전체가 말의 형상을 닮아

마물도에서 매물도로 변언 했다고 어원에는 써 있지만  매물도가  고향인 등대원 강주사가 들려주는 예기는

매물도  앞바다는 공해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바다의 물쌀이 빠르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고기잡이 나갔던 배가 뒤집혀 황천길로 떠난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라  경상도식 쉬운발음으로 '매몰도'로 불려 진다고 했다.


등대원 현석이 서이말 등대를 떠나 소매물도등대 근무로 발령을받고 근무를 시작 한지도 반년이 다 되어간다 .

그동안 동숙에 대한 아픈  추억도 차츰  잊어가고 있을 무렵이였다 .

파도가 잔잔하고 따스한 바람이 불던날 등대섬에 병아리 손님들이 찾아왔다 .

인근 통영시에 있는 유아원생들이   등대섬으로 찾아 왔는데

그 당시에는 등대섬에는 접안시설이 없어서 큰매물도에서 내려 바닷길이 열리는 때에 

원생들의 처녀 지도 선생의 인솔하에 등대길을 따라 오르고 있었다.

소매물도 등대섬에서 등대 관사가 있는곳에 봄에서 가을까지 공식적으로  매점을 운영하는데

공무원 신분인 등대원들이 매점을 직접 운영한다   등대원이  물건을 팔고

그수익으로 등대 비품도 구입하기도 하는데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편리를 위해서 마산지방 항만청의 지시로 운영한다.

등대일을 보다가 관광객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 매점의 문을 열기 위해 등대 관사가 있는쪽으로 내려 가는데

마침 등대길을 따라 올라오던 유아원 여선생과 마주쳤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두사람이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는데 하늘이 맺어주는  인연은 그렇게 따로 있는 것이였다.

어린시절부터 맺어진 인연도 하늘이 정하지 않으면  동숙과 현석의 인연처럼 결코 맺어 질수가  없는 것이다. .......... 중략

 

 

    아래 1980년대 소매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