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4. 09:10ㆍ청솔의 수묵화
이른 아침에 키 뒤집어 쓰고 바가지 하나 들고 옆집 아랫집으로 소금을 얻으러 갔다가
부지깽이나 빗자루로 키 쓴 머리를 장난삼아 두들기며 소금을 한 주먹씩 준다
나의 유년시절에도 오줌싸개 키를 뒤집어 쓰고 이웃집에 소금을 얻으러간
기억이 있는것 같다.
그 시절에는 소금이 귀한 거라서 그냥 못 주고 대신 맞고서야 가져오는 풍습이라는 설도 있고,
쌀은 귀하니까 얻어오기 어려우므로 쌀 비슷한 소금 얻어오라고 했다는 설 등이 있다
아이가 잠결에 이부자리에 오줌을 쌌는데
다시는 이부자리에 오줌을 못 싸게 확실하게 교육을 시켜야 한다.
단단히 정신을 차리면 긴장하고 자면 자다가도 마려우면 깨서 오줌을 누게 해야하는데
이럴 때는 동네 창피를 톡톡히 당하게 만들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9KYq4vEQM4
하지만 아이는 창피 당하고 두드려 맞으며 혼줄이 날 걸 알면 절대 안 갈것이다 .
그러므로 아이를 속여야 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웃집에 소금을 얻어 오라고 한다.
그러면서 머리에 자기 키만한 키를 씌워준다.
동네 창피하니 가리고 가라고한다.
아이는 멋도 모르고 엄마한테 안 혼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소금을 얻으러 이웃집에 간다.
이웃집에서는 아이가 소금 그릇을 들고 키를 쓴 것을 보고 오줌싸개임을 바로 안다.
풍습대로 소금을 주는 척 하면서 소금은 안 주고 부지깽이나 빗자루로 키 쓴 머리를 후두려 팬다.
아이는 졸지에 크게 놀라며 울면서 집으로 도망쳐 온다.
아이를 속이는 것은 이웃간에 어떤 암묵적인 약속이 되어있으며
이때 소금을 뿌려대는 것이 전통으로 내려온다
소금은 발음이 소금이다
그리고 속다의 명사형 속음의 발음도 소금이다
아이가 이웃집에 와서 "소금 얻어오래요."라고 한다면
이웃집은 그 소금이 속음 즉, 속아서 매맞으러 왔다는 해학적 해석으로
웃음을 참으며 소금 퍼줄 테니 기다리라고 속여 놓고는 한 손에는 소금을 퍼 오고 뒤에 숨긴
다른 한 손엔 부지깽이나 빗자루를 들고 와서 소금을 부어주는 척 하다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른다
아이는 속아서 맞고 창피 당하러 간 셈이다
그리고 키를 뒤집어 쓰게 하는 것은
키는 곡식 껍질을 까부는 도구의 이름임과 동시에 성장을 뜻하기도 하는데
키와 소금으로 깨달음을 얻어 이부자리에 쉬를 지리는 어린애에서
스스로 대소변을 잘 가리는 아이로 얼른 성장해 어른이 되라는 뜻도 담겨있다
키는 곡식을 까불러 돌이나 쭉정이 같은 것을 골라내는 도구인데 오줌싸개에게 키를 씌우는 것은
알곡만 골라내는 키처럼 좋은 곡식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서 다시는 오줌을 싸지 말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
소금을 얻어오라고 한 것은 소금이 매우 귀한 것이었기 때문일테고,
또한 소금은 부패를 막아주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었기에
아이가 소금의 기운을 받아 잘 자라기를 기원하면서 얻어오게 한 것일 것이다
소금은 부정을 물리치는 의미의 뜻에서 정화를 상징한다
전통사회에서 소금이나 황토를 뿌려 잡귀가 근접치 못하도록 하였다
아이에게 소금을 얻게 하는 것도 일종의 잡귀를 물리쳐서
아이가 건강하라는 주술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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