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3. 11:36ㆍ자전적 소설[여우고개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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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 대해에서 풍랑을 만나 길을 잃었다면
자신이 어디를 경유해서 왔는지 과거를
거슬러 뒤 돌아 가야만 돌아갈수 있는것이다
과거에 삶을 헛되게 살아온 사람은
자기반성은 하지않고 오직 현실만을 탓한다
오래전 갈잎이 노랗게 물드는 어느 날
나는 초평도를 바라보고
페인트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싸구려 외부용 하얀 수성페인트와
까만 색소와 파란 색소를 배합을 하면
훌륭한 물감이 된다.
풀잎으로 붓을 만들어
차가운 콘크리벽에 대고 벽화를 그렸다
이른바 사경도 그림이었다.
그 옆에 세워진 경계석 돌에는 하얀 물감을 바르고
남은 둥근 돌 하나에는 첫사랑의 여인을 그렸다.
수십 년 동안 힘들고 외로울 때
추억과 기억 속에 함께 있었던
첫사랑 그 여인을 만났었다
찌그러진 가슴에는 건포도 두 알만 붙어 있었고
펑퍼짐한 둔부에 기미낀 까만얼굴
춘궁기에 신랑한테 피죽 한 그릇도 못얻어먹었는지
험한 세상 혼자다 뒤집어쓴듯한 시름잡힌 얼굴로 나타나
나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한순간에 날려 보냈다.
30년 만에 다시 찾아간 임진강
그때 그 마을 장산리 가는 길
구멍가게 할머니도 강변 옆 오두막집 황노인도
저승으로 떠나고 없었다.
비포장길 군용트럭이 지나가면 하얀 먼지 뒤집어 쓰던
추억 속에 있던 그 황톳길은 다시는 걸을수가 없었다.
첫사랑의 얼굴도 임진강변의 추억도
이제는 내 기억 속에서 영원히 모두 사라지고 없다.
차라리 가보지 않았으면 아름다운 추억이나 오래도록 간직한 채
내가 힘들 때 꿈속에서나 추억의 그 길을 걸어 볼 텐데 ..
아래사진 서울 불광동에서 이어진
통일로 끝자락
임진각이 멀리보이고
30년전 전세금 70만원에 살던 문산읍 운천리 마을
작은 가게도 그대로 있었고
늙은 벗나무도 그대로 서있었다
마정리가는길
30년전 이곳은 사람이 겨우다니는 비포장 소로길이였는데
운천리 넘어 장산리 가는 길 우측으로
논두렁길 옆에 의정부에서 온
이동 피엑스 출신 할머니가 살던집이 있었지
30년전 장산리 동네
마을 입구에 있던 예전 이장님 집은
그대로 있었지만 ..
과자몇봉지 소주 서너병이 진열대 에 있었고
가게집 할머니가 있었던 그 옛날집
지금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다
임진강변 가까이에 있던 황씨 아저씨 집도 그대로 있었다
임진강 사진은 멀리서 희미하게 찍을수밖에 없다
그래서 황사가 있던날 갔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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